외국 언론이 본 윤 정권의 약점... 이 기사를 제대로 보는 방법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작성자:지식 출처:핫스팟 찾아보기: 【】 发布时间:2024-03-29 09:02:44 评论数:

외국 언론이 본 윤 정권의 약점... 이 기사를 제대로 보는 방법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창간 24주년 기획 - 2024 대한민국] 슬기로운 외신 활용법윤석열 정부 3년 차, 대한민국은 괜찮은가? 저출생, 경기침체 등 한국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적으로 높다. <오마이뉴스>는 창간 24주년 기획으로 2024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펴보고 오늘의 위기를 진단하며 내일의 해법을 모색한다. <편집자말>▲ 2021년 12월 16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하는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며, 시민의 신뢰는 언론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만든 '언론윤리헌장'의 내용이다. 언론이 존재하는 근거와 동력이 모두 시민에게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하지만 의무론적 강령은 실제와 거리가 너무 멀다. '헌장'과 '현장'의 괴리가 심각한 수준임은 언론과 시민이 모두 인정할 것이다. 언론만의 책임이라 몰아세울 수도 없다. 언론 존재의 근거와 동력이 모두 시민에게 있다면 언론만큼 시민의 책임도 따른다.독립언론, 대안언론이 등장하는 이유가 언론의 위기와 관계있지만 현재와 같은 왜곡된 언론환경에서는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시민'이 심각하게 분열된 현실에서 언론의 반경은 그만큼 제한될 운명에 놓이기 때문이다. '헌장'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밝히지만 '현장'의 시민은 분열돼 있다. 결국 언론들은 어떤 시민을 위해 존재할지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한국의 현실이다. 그 결과 시민들 또한 자신들의 정보에 대한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킬 언론이 이미 한정돼 있음을 받아들일 운명에 빠져 있다.물론 언론윤리헌장에서 말하는 '언론'과 '시민'은 집합적 개념이다. 이를 보편화해서 현장의 모든 언론과 시민이 동질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언론의 대상으로서 시민뿐 아니라 시민의 선택으로서 언론에도 보장돼야 한다.다양한 보도 성향의 언론과 다양한 정보 취향의 시민이 어우러진 사회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보장된 사회임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러기에 '다양성'과 '분열'의 차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다양성이 보장된 사회는 나와 다른 성향의 동등한 권리자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분열된 사회는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다름'이 '틀림'이 되는 사회다. 그런 사회에서 개별 주체의 성향은 분열의 씨앗이 되고 분열을 막겠다는 명분의 '표준 성향'이 등장하는 것이다.이 표준 성향의 집합체를 우리는 이데올로기 또는 이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렇게 획일화된 이념이 사회를 지배할 때 그 사회는 다양성이 말살된 전체주의 세계로 향하게 된다. 이념 전쟁을 벌였던 어떤 정치 결속체도 결국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던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외신 의존이 낳은 부작용 '외신물신주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언론의 위기를 논할 때 흔히 모든 책임을 언론에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언론 그리고 심지어 시민사회 또한 앞서 지적한 대로 이 문제의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 하지만 궁극적 책임은 다양성을 분열로 환원시키고 이념을 지배의 근간으로 삼는 권력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그런 권력에 지배되는 사회의 언론과 여론은 결국 홍위병 아니면 저항군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다른 생각이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분열로 치부될 때, 그 사회의 언론은 한국 언론계가 윤리헌장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 밝히는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다.한국인들이 유독 외신 보도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그나마 그것도 전 세계가 하나의 전산망으로 연결된 이후의 이야기다. 과거 일반인들이 극히 제한적 매체를 제외하고 외신 보도를 접하기 어렵던 당시에는 외신 보도마저 왜곡의 대상이었다.종이 매체만 있던 시절, 한국과 관련된 외신의 보도들은 통제되거나 왜곡 번역돼 전달되는 일이 많았다. 80년대 신군부가 들어설 당시의 외신 매체들은 시커먼 매직으로 주요 내용이 지워져 전달되곤 했다. 그렇지 않으면 '외신이 이렇게 보도했다'고 한국언론이 전하는 내용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그런 정보 조작은 인터넷의 탄생 이후 언론 소비자들이 직접 외신을 읽고 검증하기 시작하면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그 전환의 상징적 사건이 1998년 9월 14일 패러디 신문 <딴지일보>가 게재한 "[신간안내]김대충, 새로운 영문자습서 발간"이다. 1997년 12월 18일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당선인과 관련한 외신 보도를 심각하게 왜곡 전달한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사설을 풍자 비판한 글이다. 인터넷과 함께 외신 보도에 대한 왜곡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달라진 현상은 언론과 언론 소비자들이 바라는 취향대로 외신을 취사선택하는 일이 늘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한국 관련 보도 가운데 자신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을 만족시키는 기사의 전체 또는 일부분을 일반화시켜 그것을 '세계의 여론'이라 둔갑시켜 버린다. 번역 왜곡, 내용 삭제와 같이 일차원적은 아닐지라도 단일 기사에 대한 과대 의미 부여 또한 넓은 의미의 정보 왜곡이다. 그리고 이처럼 편향적 정보 수단으로의 외신에 대한 의존이 낳은 부작용이 바로 '외신물신주의'다.심각한 이념 전쟁의 사회에서 외신의 성역화는 국내 언론에 대한 불신을 점점 더 키우고, 외신에 대한 의존도를 그만큼 높인다. 그러다 자신이 '바라는' 방향의 기사, 또는 기사의 일부분을 발견하면 '심 봤다!'를 외친다.▲ 2021년 6월 23일 자 <타임>에 실린 기사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려는 마지막 노력을 하다"ⓒ 타임2021년 6월 23일 자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에 실린 기사"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려는 마지막 노력을 하다"를 놓고 국내에서 벌어진 논쟁이 대표적이다. "많은 북한 감시자들에게는 김정은에 대한 문 대통령의 확고한 옹호가 망상에 가깝다"는 문구를 당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대통령이 망상에 빠졌다는데도 청와대는 자랑만…"이라고 옮겨 놓았다.이것을 국내 언론은 "윤희숙 '타임지는 망상 빠졌다는데, 文 표지 등장 자랑… 얼굴 화끈'"(<조선일보>), "타임 '김정은 향한 文 옹호는 망상' 윤희숙 '얼굴 화끈거린다'"(<중앙일보>) 등으로 옮겼다. 해당 기사를 청와대가 홍보자료로 사용한 것을 윤 의원과 국내 언론이 비꼰 것이다.기사의 전체 맥락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화해를 위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그 배경과 상황, 전개, 한계, 그리고 비판자들의 입장 등을 소개하는 글에서 그들은 비판자들의 말을 기자의 말로 둔갑시켰다. 자신이 필요한 문장을 기사의 전체 논조로 탈바꿈시킨 대표적 사례다.슬기로운 외신 활용법분명한 것은 한국을 보는 외신의 시각, 또는 분석이 늘 정확하거나 참신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수교국과 그 외의 극히 일부분을 제외한 국가의 언론 대부분은 한국에 상주 특파원을 두고 있지 않다. 이들 언론이 전하는 한국발 이슈의 다수는 따라서 기자들의 취재가 아닌 통신사나 한국 언론의 보도를 받아 전하는 내용들이다.결국 한국 언론이 보도한 것을 외신이 인용하고, 외신이 보도했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이 세계의 시각으로 둔갑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마치 '~카더라' 통신이 언론을 통해 '그런 말들이 돈다' 식으로 보도되고, 그러면 그것이 사실인 양 둔갑하는 것과 같은 구조인 셈이다.이 모든 현상이 국내 언론에 대한 근본적 불신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이 씁쓸할 뿐이다. 그리고 언론에 대한 불신의 큰 부분은 그 사회의 심각한 분열로부터 나오고, 그 분열의 큰 부분은 권력에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 착잡하게 만든다. 정치권의 책임으로 인한 한국 사회의 분열상은 외신들을 통해 전 세계에도 잘 알려져 있다.독일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는 1월 29일 자 기사 "'디올 스캔들': 2000유로짜리 핸드백이 한국 정부를 곤경에 빠뜨렸다"에서 현재 한국이 처해있는 분열상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정치의 관례처럼 야당에 다가가기보다, 선거의 패배자를 검찰이 기소하게 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이 정치적 반대자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가의 양극화로 정치인에 대한 폭력도 증가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2월 중순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흉기를 휘두른 괴한에게 중상을 입었는데 이는 살인미수로 추정된다."▲ 프랑스의 국제뉴스 전문지 <꾸리에 앵테르나시오날>ⓒ 꾸리에 앵테르나시오날우리가 외신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우리에 관한 정보를 얻거나, 우리가 가지지 못했던 시각에서 사물을 보기 위함이 되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프랑스의 언론 <꾸리에 앵테르나시오날>(Courrier international)이다. 1990년 11월 8일 첫 발간을 시작한 이 시사 주간지는 전 세계 900여 언론의 기사를 발췌 번역해 꾸려지는, 말 그대로 외신 보도 주간지라고 할 수 있다. 언론학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사례에 해당하는 이 언론은 현재 일간지 <르몽드>를 보유한 르몽드 그룹에 속해 있다.외신들이 전하는 자국 관련 보도가 다수를 이루지만 중요한 국제 이슈를 외신들의 시각으로 전하기도 한다. 자국 언론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국제뉴스가 중요해지기 시작한 1990년대의 흐름에 발맞춰 프랑스를 보는, 그리고 세계를 보는 전 세계의 시각을 전하기 위한 기획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꾸리에 앵테르나시오날>이 창간될 당시 창립 멤버들은 다음과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전 세계의 언론을 읽음으로써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이전의 여러 동향들을 미리 관측할 수 있다."150여 년 전 조선은 국제 동향에 어두워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수모와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그 고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느 나라보다 국제동향에 민감해야 할 우리 아닐까? 외신은 다름 아닌 그런 활용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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